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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Customer)와 소비자(Consumer)는 다른 개념이지만, 대체로 일치하고 국내 마케팅 영역에서 소비자라는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이라는 단어를 함께 사용하였습니다. 개념상 차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 고객: 구매(Buy)에 초점을 두고, 구매한 사람 (예-영유아 바디로션은 대체로 부모님이 구매하므로, 고객은 부모님)
- 소비자: 소비(Consume)에 초점을 두고, 소비활동을 하는 사람 (예-영유아 바디로션은 영유아가 소비/사용하므로, 소비자는 영유아)
디지털이 정보탐색과 구매와 같은 소비영역에 들어오면서, 마케터는 자신이 담당하는 브랜드에 맞는 고객 결정 여정(Consumer Decision Journey 혹은 마케팅 퍼널)을 만들고, 단계별 전략을 설정하고 평과지표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유입/전환/구매 등의 데이터가 쌓이고 분석되면서, 더욱 중요하게 여기고 있죠. 과연 모든 마케터는 꼭 여기에 맞춰야 할까요?
정답은 No일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즉, Funnel 이든 AARRR 모델이든 어느정도는 현실과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맞출 필요도 없다는 것이죠.
그 이유는 “정보탐색이나 구매와 같은 소비활동 전반에 디지털(온라인)이 들어오면서, 소비자의 행동이 달라졌지만 과거의 모델은 지금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모델이 필요없냐고 물어보시는 분도 많으실 텐데, 모델은 필요합니다!)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 Consumer Decision Journey 모델을 만드는 이유
- 깔때기 모양의 Funnel 모델의 등장과 특성
- 디지털이 가져온 소비자 행동의 변화
- Loop 모델의 등장과 특성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딱 맞는(Right) 커뮤니케이션을, 딱 맞는(Right) 소비자에게, 딱 맞는(Right) 순간에 전달해 구매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이죠. 그 중 딱 맞는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메시지와 관련된 내용이고, 딱 맞는 소비자는 타깃에 대한 내용입니다. 오늘 설명드릴 Journey는 딱 맞는 순간(타이밍)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물론, 딱 맞는 순간은 다시 크게 3가지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고, 흔히들 TPO라고 부르죠.
- 시간(Time)
- 장소(Place)
- 상황(Occasion)
그리고 소비자가 정보를 찾는 것처럼 브랜드와 만나는 활동을 하는 지점을 접점(Touchpoint)라고 하고, 이는 다른 소비자가 만든 브랜드와 관련된 정보를 보는 것 역시 포함되죠. 오래전부터 (100년도 넘게) 연구자와 마케터들은 이 접점 별 전략을 만들고 관리했는데요, Journey 모델은 이 많은 접점을 하나로 연결시켜 만든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Funnel (깔때기) 모양을 1898년 Elmo Lewis가 AIDA(Attention – Interest – Desire – Action) 모델을 제안한 뒤로 약 120년 동안 조금씩 바꾸면서 사용해왔죠. 큰 틀에서는 동일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지금도 대부분의 마케팅 부서는 이 모델을 기반으로 조금씩 변형을 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AIDA 모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wikipedia를 방문하셔서 더 자세하게 알아보세요
퍼널의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본적으로 심리학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를 조금씩 바꾸어, 인지-선호-행동을 기반으로 하는 모델을 사용했었습니다.
- 구매(혹은 결정)이라는 목표를 향해 순행적으로 나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 그렇기 때문에 고려하는 브랜드의 수는 구매로 나아감에 따라 줄어들고, 탐색하는 정보도 추상적에서 구체적인 정보로 추상적수준이 낮아지게 됩니다. (카테고리->브랜드->속성->구매 관련된 결제/배송/추가할인 등)
하지만 디지털의 등장으로 퍼널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졌습니다.
온라인로 항상 연결되어있는 소비자는 점점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죠.
- 검색엔진과 디지털 콘텐츠가 생기면서 온라인 통해 정보를 탐색하는 행동이 생겨났습니다.
- 온라인에서 소비자들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행동도 이제는 일반적인 상황이 되었습니다. 블로그나 커뮤니티(카페), 그리고 소셜미디어(트위터-페이스북-인스타그램-유튜브, 틱톡 등)를 통해 자신이 구매한 제품의 리뷰를 올리기도 하고, 구매하지 않은 제품의 정보를 알려주기도 하고, 구매할 제품에 대해 리뷰를 보고 질문도 하면서 소비자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행동이 나타났습니다. 더 나아가 블로그를 넘어 유튜브 동영상 같은 경우는 리뷰를 재미있는 콘텐츠로 소비하는 경우도 많아졌고요.
이렇게 소비자의 행동이 크게 바뀌는 것을 보고, 연구자와 주요 컨설팅 회사들은 기존 모델을 Loop모양으로 수정하기 시작했습니다. 2009년에 맥킨지(McKinsey)가 가장 먼저 모델을 수정했습니다. 시기를 보면 2009년은 검색, 소셜미디어(트위터와 페이스북), 스마트폰이 막 인기를 얻기 시작했던 때입니다. 뒤이어 딜로이트, 구글도 모델을 Loop 모델로 수정했습니다. (아직까지 국내와 해외에서 funnel 모델을 아주 넓게 사용하고 있지만, 소비자 행동은 크게 바뀌었고 지금도 바뀌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각 사이트에 방문하여 더 자세하게 알아보세요.
McKinsey(2009): The consumer decision journey
Deloitte(2020): US modern consumer decision making journey
Google(2020): The Messy Middle of purchase behavior
Loop 모델이 갖는 큰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카테고리에 대한 정보를 브랜드 만큼 탐색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가 뭐지’ 라는 카테고리에 대한 정보부터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테슬라’ 또는 ‘현대 전기차’ 처럼 소비자는 이미 알고있는 브랜드에서부터 정보탐색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정보의 홍수로 몇 개의 주요 브랜드에 대해 적극적인 탐색활동을 하기 전에 이미 알고있기 때문입니다. (passive exposure)
실제로 우리가 전기차를 구매하려 한다면, 전기차 카테고리에 대한 정보(개념, 작동원리, 장단점 등) 를 꼼꼼히 찾아볼 수도 있지만, ‘전기차를 구입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면 브랜드/제품 별 정보탐색을 하겠죠. 아마도 테슬라, 아이오닉, 제네시스 전기차 처럼 이미 잘 알려진 개별 브랜드 몇 개를 바탕으로 비교하면서 정보를 탐색합니다.
2) (물론 이왕이면 들면 좋지만) 초기 고려군에 드느냐, 즉 얼마나 높은 인지도를 갖느냐는 구매결정에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정 브랜드가 인지도에 따라 구매시 고려군에 드느냐 못드느냐가 결정되지만, 이 고려군에 들어간 브랜드의 수가 항상 감소하지 않고, 정보를 찾아보면서 늘어나기도 합니다(반면 기존의 퍼넬 모델은 고려군의 브랜드 수가 항상 감소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초기 고려군에 들어가지 못해도 이후에 선택될 수도 있고, 초기 고려군에 들었다고 해도 탈락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기차는 주행가능거리와 보조금 금액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처음에 테슬라, 아이오닉만 알고 탐색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검색을 하면서 주행가능거리가 더 긴 제품을 발견하거나, 지급되는 보조금이 더 큰 브랜드 제품을 발견하면 자세히 살펴보게 되는 거죠.
3) 따라서 소비자의 적극적인 평가과정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소비자는 정보탐색도 추상적이고 넓은 범주에서 구체적이고 좁은 범주로 나아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구체적 결제/배송조건에서 다시 크고 넓은 카테고리 및 브랜드 정보로 이동을 반복하며 평가를 합니다(반면에 기존의 퍼넬 모델은 순행적으로만 진행되는 것을 가정하고 만들어졌습니다).
심지어 기존에 알던 브랜드가 먼저 탈락하고 새로운 브랜드가 추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테슬라와 아이오닉만 알고 있던 소비자가 있더라도 고장이 발생할 경우 서비스를 가까운 곳에서 편리하게 받을 수 있는게 중요한 소비자는 테슬라는 고려군에서 탈락시키면서, 현대(아이오닉)을 넘어 기아, 제네시스 등의 새로운 국내 브랜드의 제품을 고려군에 포함시켜서 주요 속성을 비교를 할 수 있습니다.
결론
- 검색엔진, 소셜미디어, 스마트폰의 등장은 소비자 행동에도 아주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 기업이 주도하는 마케팅 보다는 소비자들이 서로 주고 받는 이야기가 구매결정에 더 큰 영향을 주게 되었습니다.
- 마케터는 인지도가 낮더라도 소비자를 끌어들이려면, 중요 속성에 대한 콘텐츠(후기 포함)가 풍부하고 경쟁 우위에 있어야 합니다.
(AARRR에 맞춰야 할까? 자세한 내용은 다음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Consumer Decision Journey 모델이 Funnel(퍼넬, 퍼널, 깔대기) 모델에서 Loop(순환형)으로 변화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 각 모델의 특성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담당하는 브랜드의 현실이 Funnel 모델과 달라서 고민이셨던 마케터 분들에게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추가로 궁금하신 점 이나 소비자 심리/행동에 대해 관심있는 주제가 있으시면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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