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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콘텐츠와 구매 전환
우리는 매일, 제품 리뷰를 봅니다. 배달어플에서 주문할 때, 여행에서 숙소를 예약할 때,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필요한 물건을 주문할 때, 구매 버튼을 누르기 전에 리뷰를 보죠.
어떤 경우에는 평점을 보기도 하고, 또 다른 경우에는 내용을 보기도 합니다. 이 상황을 잘 아는 마케터는 적극적으로 리뷰를 생산하기도하고, 이커머스 업체들은 구매 페이지에 리뷰가 보이도록 구성하고, 판매자는 나름대로 가이드를 만들어 리뷰를 관리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리뷰를 보지않고 구매하는 상황도 많이 있죠. 매주 마트를 갈 때마다 구매하는 우유처럼 자주 반복적으로 구매하거나, 제품들간에 차이가 크지 않거나, 코카콜라와 타이레놀처럼 시장을 지배하거나 강력한 브랜드가 있는 경우에는 리뷰를 보지 않고 바로 구매하기도 하죠.
리뷰의 역사는 구전(예-‘어디 식당이 맛있다더라’), 신문(예-‘애드버토리얼’), 잡지(예-‘consumer report’), 방송(예-‘OO정보통’과 같은 아침/저녁방송)에서 온라인의 블로그 또는 커뮤니티(예-자동차 블로거 및 커뮤니티), 리뷰 영상(예- YouTube의 영상들)에 이르기 까지 역사도 매우 오래되었으며, 그 채널도 갈수록 다양해지면서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아마 단 하루도 리뷰를 안보고 사는 날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많은 관심을 받는 리뷰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실제로 YouTube의 수많은 영상 중 재테크/가전 및 IT/자동차/뷰티 제품을 다루는 리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 글에서 그 이유를 함께 살펴볼게요.
1. 리뷰와 구매 전환
1.1 리뷰를 보는 이유
소비자들이 리뷰를 보려는 동기는 구매 결정을 할 때 정보의 부족 및 불확실성을 채우려고 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항상 소비자들은 잘못된 결정으로 인한 손해를 줄이고, 더 높은 편익을 얻고자 하죠.
물론, 시점에 있어 당장의 구매가 아닌 향후에 구매를 염두하고 있는 제품에 대한 리뷰를 볼 수 있고, 재미를 위해 리뷰를 콘텐츠로 소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구매환경의 변화도 한 몫을 했습니다.
- 이커머스의 발달로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보거나 만져보지 않고 구매하는 상황이 증가
- 새로운 브랜드, 새로운 유형의 제품이 증가
제품의 본질적인 특성도 이유가 될 수 있겠네요.
경제학에서 재화의 유형을 탐색재, 경험재, 신뢰재로 나누는 방법이 있는데, 속성정보만으로 가치와 편익을 평가하기 힘든 경험재와 신뢰재는 소비자의 정보탐색 니즈가 더 높아지기 때문에 더 많은 리뷰를 찾아본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자세한 개념 설명은 아래에 있습니다.)
- 탐색재: ‘어떤 제품인지 찾아보면 안다.’ 구매 이전에 특징과 특성이 쉽게 측정될 수 있는 재화나 용역을 의미
(페이퍼 타올 처럼 사용경험이 있거나, 잘 아는 제품이거나, 제품 간 차이가 별로 없는 경우)
- 경험재: ‘어떤 제품인지 써보면 안다.’ 경험하기 전에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재화를 의미
(식당, 디지털 콘텐츠, 색조 화장품과 같이 찾아볼 수 있는 정보로만 이해하기는 한계가 있지만, 써보면 대체로 알 수 있음)
- 신뢰재: ‘어떤 제품인지 몰라서 그냥 믿고 쓴다.’ 소비자가 편익에 대해 가치판단을 하기 어려운 재화이며, 편익의 증가 및 감소에 대한 신빙성을 입증하기도 어려움
(치과진료처럼 정보를 얻거나 경험을 해도 평가하기가 어려움)
- 다만, 이러한 구분은 절대적이지 않고 어떤 성격을 더 강하게 갖고 있는지로 구분하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1.2 리뷰를 활용한 마케팅과 리뷰에 대한 기존 연구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리뷰의 중요성을 알거나 다른 브랜드를 따라, 많은 마케터는 체험단을 모집하거나 또는 전문 리뷰 콘텐츠 제작자를 통해 리뷰를 적극적으로 생산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많은 제품에서 의심없이, 무수히 많은 리뷰가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연구자들은 오래전부터 리뷰의 효과를 밝히거나, 소비자의 정보처리 및 구매 결정 과정을 파악하여 리뷰의 효과를 확인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물론 더 효과적인 요소를 찾아내어 마케터에게 도움을 주려는 시도 역시 함께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리뷰의 효과는 리뷰의 개수, 점수 또는 점수들 간의 차이와 같은 통계적인 연구와 구매 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정보처리 및 의사결정을 다룬 연구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최근에는 일부 한정된 카테고리에서 진행된 연구지만, 리뷰 내용의 감성어를 분석하여 구매전환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한 연구도 있었습니다.
2. 소비자가 리뷰를 어떻게 소비하는 지 살펴본 최신 연구
이 글은 아래 논문의 주요 내용에 기반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원문이 궁금하시면, 아래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에 방문하셔서 더 자세하게 알아보세요.)
2.1 리뷰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연구했고, 왜 봐야할까?
오늘 소개할 연구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취급하는 이커머스 사이트의 실제 소비자들의 행동 및 구매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분류하여 아래 내용을 분석하였습니다.
- 소비자들이 언제, 어떤 리뷰를, 어떻게 보는지 등 전반적인 Journey에서 리뷰를 보는 행동
- 리뷰가 구매에 어떤 효과를 미치는지
- 리뷰와 소비자 외의 브랜드, 경쟁상황, 제품 카테고리 등 다른 변수의 영향
리뷰에 대한 연구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 다양한 제품 카테고리(vs. 과거에는 1~2개만 골라서)
- 시장상황, 경쟁강도, 제품 및 브랜드 정보의 희소성 등 외적요소를 함께 고려(vs. 과거에는 리뷰 그 자체만)
- 실제 이커머스 사이트의 고객 행동 및 구매 데이터를 딥러닝을 통해 분석(vs. 과거에는 한정된 데이터를 평가자가 직접분류).
즉, 마케터가 현장에서 리뷰에 대해 전략을 세우고 실행할 때 마주하는 질문에 대해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내용입니다.
2.2 리뷰를 보는 행동
2.2.1 리뷰, 얼마나 읽을까? 고객 중 리뷰를 읽는 비율과 전체 구매 여정에서 차지하는 시간
- 페이지를 방문한 전체 고객 중 약 30%가 리뷰를 읽었습니다(아래의 고객 Journey를 5가지로 나눈 유형에서 4, 5번 유형만 리뷰를 읽었습니다).
하지만 전체 방문 고객 중 구매하는 고객이 약 7%라는 점을 고려하면 절대 적은 비율이 아닙니다(아래의 고객 Journey를 5가지로 나눈 유형에서 1, 3, 5번 유형만 구매를 했습니다).
- 물론 구매의향이 없는 많은 고객(2번 유형)은 리뷰를 보지 않았고, 구매도 하지않고 검색 이후 이탈했습니다.
반면, 구매의향이 있는 소비자는 전체 구매 여정에서 보낸 시간 중 85%를 리뷰를 읽는데에 사용했습니다.
(소비자는 리뷰를 정말 오래 꼼꼼히 읽고 있었습니다)
- 이커머스에서는 고객이 제품을 둘러보고, 구매를 하는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어느 구역을 몇 초 동안 봤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이 값은 화면에 노출된 시간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과거 Eye Tracker가 기록한 데이터와 차이가 있지만, 사이트에 남겨지는 고객 행동 데이터도 이제는 믿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2.2.2. 고객마다 리뷰를 읽는 정도가 같을까?
- 43%는 리뷰를 전혀 읽지 않았음
- 47%는 읽는 경우도 있고, 읽지 않는 경우도 있었음
- 10%는 모든 제품에 대해 항상 리뷰를 읽었음
사람들이 구매와 같은 의사결정을 할 때, ‘가능한 많은 정보를 확인하려는 사람 maximizer(극대화자)’와 ‘적당히 찾아보고 빨리 사려는 사람 satisficer(만족자)’로 구분하는 연구가 꽤 있는데, 리뷰를 읽는 행동에서도 이런 성향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아래에 성향 테스트와 몇 가지 연구도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보세요.)
- 성향 테스트
https://www.psychologistworld.com/cognitive/maximizer-satisficer-decision-making-quiz
- 누가 더 행복(만족)할까?
Schwartz, B., Ward, A., Monterosso, J., Lyubomirsky, S., White, K., & Lehman, D. R. (2002). Maximizing versus satisficing: happiness is a matter of choi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3(5), 1178. - 누가 더 잘 결정할까?
Parker, A. M., De Bruin, W. B., & Fischhoff, B. (2007). Maximizers versus satisficers: Decision-making styles, competence, and outcomes. Judgment and Decision making, 2(6), 342. - 측정지표를 개발/검증하는 연구
Rim, Hye Bin, et al. “Studies of the dimensionality, correlates, and meaning of measures of the maximizing tendency.” Judgment & Decision Making 6.6 (2011).
2.2.3 리뷰, PC로 볼까? 모바일로 볼까?
대부분의 소비자는 리뷰를 PC로 봤으며(구매의향이 있는 소비자 중 92%), 이는 아래의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꼼꼼히 확인하려면, PC가 모바일보다 더 편리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Ghose, Anindya, Avi Goldfarb, and Sang Pil Han. “How is the mobile Internet different? Search costs and local activities.”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24.3 (2013): 613-631.
2.3 리뷰 내용의 유형과 구매에 미치는 영향
2.3.1 정성적 요소로서 내용
연구자들은 리뷰가 담는 내용을 크게 6가지 유형으로 나누었습니다.
- Aesthetics: 외형, 느낌, 소리, 맛, 냄새 등 아름다움과 관련된 내용
- Comformance: 제품에 대해 기존의 기준 또는 고객의 기대수준에 맞는지
- Durability: 내구성이나 고장, 불만족에 대한 경험
- Feature: 제품이 특정 기능을 갖고 있거나 갖고 있지 않다는 내용
- Brand: 평판(인기)처럼 제품 품질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내용
- Price: 가격에 대한 내용
이 중 Aesthetics에서 긍정적인 내용과 Price가 높다는 리뷰는 모든 제품 카테고리에서 구매(전환)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기준에 맞는지, 내구성, 기능, 브랜드는 일부 제품 카테고리에서만 영향이 있었습니다.
고가의 물건은 관여도가 높아지기 때문이고(잘못 선택하면 큰 손실), Aesthetics에 관련된 내용은 속성만으로 감각적인 내용을 떠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제품 카테고리와 무관하게 리뷰를 더욱 꼼꼼히 보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 YouTube에서도 자동차, 가전, IT제품은 고가라는 이유에서, 뷰티제품은 감각적인 내용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높은 조회수를 얻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3.2 정량적 요소로서 평가 점수
소비자들이 보는 평가 점수가 어느정도 높고, 점수들 간의 차이가 적을 때 구매전환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우리가 리뷰를 보는 상황을 떠올려 보면, 전반적인 점수가 너무 낮으면 리뷰 내용을 보지도 않고, 구매도 안하게 되는 것을 실제 데이터로 검증한 것으로 보이네요. 그리고 점수가 너무 들쭉날쭉하면, 볼수록 오히려 판단에 혼란만 주고 결정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이렇게 효율적인 정보처리를 하려는 행동으로 보이네요.
2.3.3 재주문을 했다는 내용
리뷰 내용에 재주문 했다는(예-‘또 주문했어요’) 내용은 구매에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 효과의 크기는 1.6%의 가격할인을 제공한 것 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네이버나 쿠팡에서 제품후기에 ‘(맘에 들어) 재주문 했어요’ 또는 ‘(이것저것 써보다가) 이제는 이 제품만 구매해요’ 같은 리뷰를 종종 본적이 있는데, 실제로 구매에 강력한 영향을 줬던 기억이 나네요. 한편으로는 이렇게 강력한 효과가 있다면, 소비자 보호를 위해 실제 구매 횟수가 표기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려도 되었습니다.
2.4 리뷰 외적인 변수와 효과
2.4.1 시장의 경쟁강도
시장의 경쟁 강도가 강하면 소비자들은 리뷰에 더욱 의존했습니다.
경쟁강도가 강하면, 아무래도 비슷비슷한 제품 중에 골라야 하기 때문에 리뷰를 열심히 보게 되는 결과가 나왔던 것 같네요.
2.4.2 브랜드 정보
브랜드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을 때, 소비자들은 리뷰에 더욱 의존했습니다
앞서 코카콜라, 타이레놀 같은 사례처럼 강력한 브랜드가 시장 내에 존재할 때는 브랜드가 의사결정의 단서로 작동하므로, 리뷰의 영향력이 적었습니다.
2.4.3 정보를 찾아 볼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많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많이 있다면 그 정보를 보고 판단의 근거로 사용하지만, 정보를 얻을 곳이 적은 경우 소비자들은 리뷰에 더욱 의존했습니다.
이처럼 소비자는 구매 전에 여러 정보를 살펴보는데, 리뷰는 정보로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참여했던, 아기용품 브랜드가 이런 기준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비슷한 제품이 몇 가지가 있는 경쟁 상황
- 강력한 지배적인 브랜드는 아직 없는 시장 상황
- 구매자와 사용자가 다르며, 사용자는 자신의 의견을 낼 수 없는 영유아 (정보원이 적음)
따라서, 구매자인 엄마(혹은 아빠)는 구매결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기 위해 후기를 열심히 찾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고, 실제 소셜 버즈를 분석하였습니다. 구매하려는 고객(주로, 엄마)은 후기를 매우 열심히 찾는 모습을 보여, 그 결과는 가설과 일치하였습니다.
이처럼 마케터는 전략을 세울 때, 시장이나 브랜드처럼 리뷰 외적인 요소를 고려하면 후기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면, 후기로 경쟁하기 전에 검색이나 구매 고려군을 정할 때 이미 우위를 점할 수 있으므로 브랜드를 강화하는 활동도 함께 하면 더 좋겠네요.
이 연구는 마케터가 자신이 담당하는 제품 및 브랜드에 대해 후기를 작성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게 되는데, 구매 전환을 달성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었습니다.
3. 리뷰 콘텐츠를 고려하는 마케터라면?
3.1 잠재 고객이 리뷰를 읽을까? (정보탐색이 활발히 일어날 조건을 갖추고 있을까?)
- 제품 가격이 비싼가?
- 소비자가 잘못 선택할 경우 손실이 큰가? (경제적 손실을 포함하여, 신체적 손실, 정신적 스트레스, 교환/환불의 어려움 등)
- 소비자가 속성 정보로 편익이나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가?(감각적 요소, 경험재/신뢰재)
- 브랜드에 대해 찾아볼 수 있는 정보가 적은가?
- 비슷비슷한 제품들만 있어 경쟁이 치열한가?
- 지배적인 브랜드가 없는가?
- 제품 특성상 잦은 구매가 일어나기 어려운가?
3.2 어떤 리뷰를 만들어야 할까?
- 평가 점수는 높고, 흩어지지 않도록
- 고객이 경험하지 않으면 평가가 어려운 내용을 중심으로
- (재주문한 고객이 있으면) 재주문했다는 내용이 포함되도록
- 다른 관련 정보가 많지 않다면, 정보로 작용하도록
지금까지 최신 연구를 통해, 실제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통해 리뷰를 언제, 어떤 리뷰를, 어떻게 읽어보는지 확인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마케터는 리뷰 활용 전략을, 이커머스 운영자는 구매 전환 전략을 세우는 데에 도움을 받아 실전 가이드를 작성해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소비자 의사결정 및 행동, 그리고 마케팅 콘텐츠 작성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Data Analyst at TBWA KOREA